1. 트럼프의 상호관세 행정명령 발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무역 및 경제 관행이 국가 비상사태를 초래했다고 선언했으며 미국의 국제·경제적 지위를 강화하고 미국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977년 국가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여 1) 무역 관계에서의 상호주의 원칙 부재, 2) 통화 조작, 3) 과도한 부가가치세(VAT) 등 외국의 불공정 관행으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무역적자로 인한 국가 비상 상황을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모든 국가에 10% 보편관세 부과 조치는 동부표준시 기준 4월 5일 오전 12시 1분부터 적용된다. 미국과의 무역적자가 큰 국가에는 개별적인 상호관세가 부과되는데, 상호관세는 4월 9일 오전 12시 1분부터 적용된다. 관세 부과 조치는 미국의 무역적자와 비상호주의 관행이 해결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유효하다.
오늘의 IEEPA 명령에는 수정 권한이 포함되어 있다. 무역 상대국이 보복조치를 취할 경우 관세를 인상하고, 무역 상대국이 비상호주의 무역 협정을 시정하기 위한 상당한 조치를 취하고 미국의 경제 및 국가 안보 문제에서 미국과 일치할 경우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
일부 품목은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관세 면제 품목에는 1)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2) 구리, 의약품, 반도체 및 목재 품목, 3) 금괴, 4)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에너지 및 특정 광물 등이 포함된다. 한편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3월 1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자동차에 대해서는 3일 자정부터 예정대로 25% 부과될 예정이다. 이미 관세가 부과되었거나 부과될 품목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 부과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2. 불공정 무역 관련 트럼프의 인식
트럼프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게 이용당하지 않고 공정한 무역을 보장받으며 미국 근로자를 보호하고,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무역 상대국의 악의적인 경제정책과 관행은 일반 대중과 군대에게 필수적인 물품을 생산하는 미국의 능력을 훼손하여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부 추산에 따르면 미국 기업은 매년 2,000억 달러가 넘는 부가가치세를 외국 정부에 납부하지만 유럽 기업은 미국에 수출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 미국 기업만 '이중 부담'을 지게 된다.
위조 상품 및 지적 재산권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위조 상품,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영업 비밀 도용 등으로 미국 경제는 연간 2,250억~6,000억 달러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위조 의약품의 세계 무역 규모는 44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펜타닐의 유통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불공정한 무역으로 인하여 미국은 공산품과 농산물 모두에서 지속적인 무역 적자가 발생했고 제조 기반의 해외 이전으로 이어졌다. 중국 등의 수혜가 발생했으며 미국 중산층과 소도시는 큰 타격을 입었다.
3. 국가별 관세율
백악관은 아래와 같이 국가별 관세율을 공개했다. 중국은 추가 34%(기존 20% 관세율을 더해 총 54%), EU는 20%, 베트남은 46%, 대만은 32%, 인도는 26%, 한국은 25%, 일본은 24%의 관세율이 부과된다.

4. 시사점
이번 상호관세의 면제 대상에 반도체가 들어갔다. 그로 인해 반도체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낮다. 관세 인상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IT 디바이스 등 반도체를 핵심부품으로 하는 제품은 그대로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간접적인 수출 둔화가 우려된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 상위국은 중국, 홍콩, 베트남, 대만, 미국 순이다. 중국, 베트남, 대만에 각각 34%, 46%, 32%의 고율 관세가 부과됐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반도체 수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이 부과됐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일본은 트럼프 취임 초기부터 대형 대미 투자와 가스 수입 확대 등을 약속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투자 계획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 주요 기업의 미국 투자는 활발히 이뤄져 왔다. 외교 컨트롤타워가 없는 한국의 빈틈을 타 일본은 트럼프와의 관계를 공들여왔다.
그럼에도 한국과 일본의 관세율 차이가 1%p 차이에 불과하단 점은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특별한 위치를 부여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한국 조선업 재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미국의 부족한 건조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한국을 더 끌어안아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했을 수 있고, 북한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 차기 한국 정부와의 협력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트럼프 관세 부과 이후 금융시장은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돈이 쏠리는 모습이다. 달러인덱스는 관세 부과 시 미국의 경기 우려로 급락했다. 엔화는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대안으로 선택받으며 큰 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1,470원 상승 출발했지만 위안화 약세가 꺾이면서 1,460원 중반대로 내려오는 모습이다.
미국 S&P500 선물은 3%, 나스닥 선물은 3.4% 하락하고 있다. 이에 비해 오늘 코스피는 2.7% 급락 출발했지만 0.8% 하락으로 마감하며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니케이 지수도 2.7% 하락하긴 했으나 미국 낙폭에 비해서는 선방했다. 달러표시 위험자산의 회피심리가 더 강한 하루였다.
상호관세 부과까지는 앞으로 일주일 남았다. 일주일 간 각국이 미국과 협상을 어떻게 벌이느냐에 따라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달라진다. 경기가 나빠지면 트럼프 지지율도 흔들리기에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관리를 위해서라도 트럼프는 종국적으로 관세율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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