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에서 이란 전쟁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전면적으로 공개했다. 이 기사에는 백악관 상황실에서 발생한 일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트럼프의 무모한 판단으로 전쟁이 촉발되었다는 점도 분개스럽지만, 백악관 상황실의 내밀한 대화가 이처럼 공개되었다는 사실 또한 현 정권의 통제력이 약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기사가 보도되기 위해서는 복수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교차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최소한 두 명 이상의 관계자가 해당 내용을 확인해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누가 이 정보를 외부에 전달했으며, 그로부터 어떤 정치적 이익을 기대했을까. 기사를 읽다 보면 특정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굳이 언급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2월 11일 네타냐후 총리는 비밀리에 백악관 지하 상황실에서 트럼프 대통령,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등 소수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이란은 현재 정권 교체에 적합한 상태이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작전으로 이슬람 공화국을 쉽게 종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좋아 보이는데”라고 반응했다.
정보기관은 이스라엘 측의 계획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랫클리프 CIA 국장과 루비오 장관, 벤스 부통령은 모두 정권교체 가능성에 강한 회의감을 표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정권교체는 “그들의 문제”라고 하면서 최고지도자 제거와 이란의 군사력 약화에만 관심을 보였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이후 며칠 동안 트럼프와 참모진에게 미국 무기 재고 소진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관련 우려를 전달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란이 굴복할 것이라 믿고 있었고 전쟁은 매우 짧게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트럼프는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기회를 역사적 성과로 가져가고 싶었다. 내각 내 입장은 갈렸다. 헤그세스는 적극적 군사 개입을 지지했으며 루비오 장관은 회의적이었으나 공개적으로 반대는 하지 않았다. 와일스 비서실장 역시 전쟁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소극적이었다고 전해진다.
밴스 부통령이 전쟁을 가장 강하게 반대한 인물이었다. 그는 전쟁이 막대한 비용과 자원 낭비를 유발할 것이며 예측 불가능한 확전 위험이 있다면서 가능한 경우 공격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을 선호했다. 다만 트럼프가 어떤 형태로든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보다 제한적인 행동을 유도하려 했다.
2월 말 며칠 동안 트럼프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협상에 응할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한 번 더 제공했다. 동시에 이 외교적 시도는 미국이 중동으로 군사 자산을 추가 배치할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도 했다. 미국은 이란에 핵 프로그램 전체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무료 핵연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는데 이란은 이 제안을 거부했다.
2월 26일 목요일 오후 5시경, 마지막 상황실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한 사람들은 돌아가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그들은 모두 트럼프의 결정을 따르기로 마음먹었다. 밴스는 “이게 나쁜 선택이지만 만약 한다고 하면 지지하겠다”고 말했고 와일스는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청 홍보국장을 비롯해 케인, 랫클리프는 전쟁 찬반에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이미 결정을 내렸고 누구도 그를 막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이란이 이스라엘이나 중동 전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케인 장군은 트럼프에게 다음 날 오후 4시까지 최종 승인을 내리면 된다고 말했다. 다음 날 오후 마감 시한을 22분 남겨둔 시점에 트럼프는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다.
“작전명 ‘에릭 퓨리’ 승인. 중단 없음. 행운을 빈다.”
참고:
- Jonathan Swan, Maggie Haberman, “How Trump Took the U.S. to War With Iran”, Apr. 7, 2026.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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