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개봉한 〈주토피아 2〉를 보기 전에 2016년에 개봉한 〈주토피아 1〉을 다시 봤다. 명작은 다시 봐도 여전히 재미있었다. 귀여운 캐릭터뿐만 아니라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사회고발적인 메시지까지 담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몸집이 작은 토끼 주디 홉스는 어릴 적부터 경찰관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토끼 가족들은 모두 그녀의 꿈을 비웃었다. 그 누구도 토끼가 경찰관이 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혹독한 경찰학교 생활을 이겨내고 수석으로 졸업한 주디 앞에 펼쳐진 현실은 동료들의 선입견과 따돌림이었다. 그럼에도 특유의 사명감을 지닌 주디는 동료의 무시와 차별을 극복하고 주토피아의 숨겨진 음모를 해결하며 간판 경찰관으로 성장한다.
닉 와일드는 사기를 저지르며 살아가는 여우다. 그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는데,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 여우라는 이유만으로 이유 없는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이다. 이때의 트라우마로 인해 그는 타인을 쉽게 믿지 못하게 되었고 성격 또한 시니컬해졌다. 이러한 성향은 주디를 골려주는 모습에서도 드러나지만 함께 주토피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결국 그는 주디의 추천으로 주토피아 최초의 여우 경찰관이 된다.

주토피아의 세계관이 흥미롭다. 이 도시는 맹수와 초식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으며, 동물들은 본능과 야성을 억제하는 대신 지성을 획득한 존재들이다. 그러나 맹수를 중심으로 사나운 야성이 되살아나는 현상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주토피아의 맹수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되며 점차 사회에서 격리의 대상이 되어 간다. 사자 시장의 비서실장이었던 양은 점차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며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었음이 밝혀진다.
주토피아가 보여주는 정치 풍자는 특정 지역이나 시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수적으로 우세한 초식동물을 이용해 맹수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하고 이를 권력 획득에 활용하는 모습은, 유권자 갈라치기를 통한 선거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과거 소위 보수 정권이 과도한 빨갱이 몰이나 총풍 사건 등을 통해 상대 진영을 종북으로 매도하며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던 사례를 떠올렸다. 또한 비교적 최근에는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이 남녀, 세대, 장애 유무 등 다양한 기준으로 국민을 끊임없이 갈라치며 표 계산을 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이 영화는 오늘날 정치 문화에 분명한 일침을 가하고 있다. 또 이 외에도 차별과 편견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거부감 없이 서사 속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오랜만에 스토리적으로 밀도 높고 시각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영화를 감상할 수 있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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