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흥경제

인도-미국 갈등 확대의 영향과 시사점

econtopia 2025. 9. 15. 15:03

1. 미국과 인도의 관계 악화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인도에 대한 25% 상호관세가 8월 7일 발효된 이후 27일부터는 25% 추가 관세가 부과돼 인도는 주요국 중 가장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상황이 됐다.

 

미국은 인도와 러시아의 경제적 유착을 문제 삼는 모습이다. 인도의 러시아 원유·무기 의존도가 40%에 달하고, 대러 수입도 4년 연속 늘어나면서 러시아의 재정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이 미국의 불만 요인이다.

 

인도의 최혜국 관세율은 15%로 여타국의 3배 이상에 달하고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비관세장벽의 개수도 2024년 214개로 미국(716개)에 이어 전세계 2위 수준이다. 인도의 높은 무역장벽은 미국의 공격 명분이 되고 있다. 아울러 인도 국민은 고임금 일자리를 중심으로 미국에 대거 진출하고 있으며, 불법 이민자 수 역시 멕시코, 엘살바도르에 이어 3위를 기록해 미국 내 반감을 사고 있다.

 

무역 구조 측면에서 인도의 협상력은 제한적이다. 인도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높은 반면, 미국의 대인도 수출은 규모가 작아 미국 입장에서 인도는 전략적 중요도가 낮다. 희토류나 첨단산업 공급망과 같은 무기화 가능한 카드도 부족해 협상력이 취약하다.

 

2. 전망

향후 양국 간 불신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2000년대부터 중국견제를 목적으로 인도를 전략적 파트너로 지원해 왔지만, 최근 미국이 파키스탄과 밀착하는 가운데 인도는 반미 정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무역 갈등은 구조적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와 브릭스에서 인도·중국 간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관세 압박이 심화될수록 인도는 실리외교 기조 속에서 중국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설사 양국 간 협상이 타결되어도 신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할 수 없는 약탈식 전략이 동맹국의 투자 및 무역 이탈을 초래하고 있고, 중국이 이 그 공백을 비집고 들어올 수 있다.

 

브릭스는 전 세계 GDP의 40%, 인구 및 제조업생산은 50%를 차지하는 등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인도는 미국의 견제를 계기로 브릭스 내 입지 강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고율 관세는 인도 내 생산 비용을 높여 생산의 비교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미 인도의 해외직접투자 유입은 인도의 지나친 보호주의와 외국기업 차별 정책으로 2년 연속 줄어들었다고 한다. 인도의 수출도착가(상품의 생산비용뿐 아니라 운송, 통관, 보험료 등 간접비를 모두 포함한 포괄적 비용)는 85(미국=100 기준)에 달해 가격경쟁력도 낮다. 이로 인해 이미 해외 기업은 인도의 대체 생산기지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3. 시사점

인도가 미국의 관세 공격에 비교적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배경은 든든한 내수 시장 덕분이다. 인도 경제는 강력한 내수를 기반으로 향후에도 6%대 중후반의 견고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미국의 관세 부과는 오히려 인도 소비시장 공략의 기회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인도는 광물 매장량이 풍부한 반면 제련 기술은 부족하다. 정·제련 기술이 발달한 우리나라와 협력할 여지가 상당하다. 또한 글로벌 반도체 설계 분야 인력 중 20%를 보유한 인도는 현지 R&D 센터 건설 확대 등을 통한 기술 교류와 노하우 습득에 유리하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미·중갈등의 반사이익 수혜자로 인식되어 왔으며 우리나라의 대인도 교역 및 투자도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러나 인도에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경우 인도에서 생산하는 것에 따른 불리함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특히 미국이 우회수출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등으로 투자 다변화를 모색할 필요도 있다.

 

 

참고:

  • 김기봉, 이치훈, 〈미국-인도 갈등 확대의 국제질서 영향 및 시사점〉, 《국제금융센터》, 2025. 9. 3.(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