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퇴해야 한다

econtopia 2025. 9. 17. 18:51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퇴해야 한다.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거나 법원이 정치에 종속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사법부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헌법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지난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이는 당시 유력 대선 후보를 겨냥한 명백한 정치 개입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조 대법원장은 4월 22일 이 사건을 직권으로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회부된 지 불과 9일 만에 원심의 결론을 뒤집는 판결이 내려졌다. 7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사건 기록과 쟁점을 검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례적으로 빠른 결론이 내려지면서 이미 대법관들이 사건에 대한 예단을 가지고 있었다는 의심이 불거졌다.

 

전원합의체 회부의 절차적 정당성도 문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심리절차에 관한 내규」에 따르면 재판연구관은 전원합의 기일 전에 연구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소부 배당 당일 바로 전원합의체 심리가 진행됐음으로 내규 위반 소지가 크다.

 

이 사건은 1심과 2심의 결론이 극명하게 갈린 만큼 쟁점은 결국 허위사실 공표죄를 어느 선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 성격의 문제였다. 대법관 간의 의견도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다. 사회적 통합과 국민적 설득을 위해 충분한 숙고가 필요했다. 나아가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민의 판단을 거쳐야 마땅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이례적으로 빠른 선고를 통해 국민이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빼앗으려 했다. 이는 국민주권을 침해하려 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과오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후보의 자격 여부를 대법원장의 사심에 따라 좌우한 것은 '사법에 의한 쿠데타'라는 비판을 자초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유흥주점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지귀연 판사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대법원장으로서의 임무를 방기하고 있다. 지귀연 판사는 구속기간 산정 방식을 왜곡해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인용하고, 현재는 윤석열의 재판 불출석을 8차례나 묵인하는 등 윤석열 내란 세력에 일부 동조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지난 5월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지귀연 판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하나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재판 독립이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 독립은 법원이 제 뜻대로 정치에 개입할 자유가 아니라, 헌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판단할 책무를 의미한다. 정치적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대법원장이 재판 독립을 말할 자격은 없다. 대법원장의 행보는 일선 법관들에게까지 왜곡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사법부 독립은 국민 신뢰 위에 서야 한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그 신뢰를 무너뜨렸다. 그가 법조인으로서 양심이 있다면 더 이상 추태를 거듭하지 말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사법부를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