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미 협상 결과, 현실적인 합의 결과에 안도

econtopia 2025. 11. 17. 11:08

지난 14일 한미 양국은 통상협상 팩트시트와 양해각서(MOU)를 발표했다. 협상이 시작된 지 10개월만에 내용을 문서화한 것으로,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민주주의 회복력 강조

팩트시트 두 번째 문단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2024년 대선 승리, 그리고 한국 민주주의의 강인함과 회복력을 입증한 이 대통령의 당선에 비추어, 양 정상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평화, 안전,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선언하였다.

 

이 표현은 지난 대선을 둘러싼 일부 부정선거 논란을 일축하는 동시에, 전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보여준 복원력을 강조한 대목이다. 미국이 이재명 대통령의 정당성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셈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도 함께 부각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2. 외환 시장 안정 조항 명문화

대미 투자 규모는 기존 발표대로 총 3,500억 달러이며, 그중 2,000억 달러는 전략적 투자,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투자다. 주목할 점은 팩트시트에서 외환시장 안정화를 별도의 항목으로 다뤘다는 점이다.

 

한국은 연간 투자 규모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고 외환시장에서 거래를 일으키지 않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투자 시 달러 조달이 시장 불안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조달 시점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했다. 한국 측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3. 해양 원자력 분야 협력 강화

한국은 미국 조선업 현대화를 위해 인력·기술 투자를 제공하고 미국은 이에 상응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기로 하며 해양·원자력 분야 협력을 강화했다.

 

다만 원자력 부문에서는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하여,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원론적 표현만 담겨 구체적 안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는 한국 잠수함을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지 여부 등을 놓고 양국 간 이견이 존재했기 때문으 보인다.

 

4. 결론

대규모 대미 투자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합의는 실리를 최대한 챙긴 현실적 선택이었다고 평가한다. 미국이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추진하도록 했고, 외환시장 충격이 예상될 경우 한국이 투자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물론 MOU 제9조에 따르면 한국이 투자에 대한 자금조달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경우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는 독소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가 관세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 관세율이 15%로 인하되고 반도체 관세가 대만과 동일한 수준으로 적용된 것은 불확실성 완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해석된다.

 

이번 합의는 국익과 안보를 균형 있게 고려한 결과물로, 경제·안보 환경의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잠수함 건조 위치, 핵연료 조달 방식 등 향후 논의해야 할 사안이 여전히 많다. 앞으로의 협상도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차근차근 풀어나가길 기대한다.

 

참고:

  • 대한민국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 공동 설명 자료〉, 2025. 11. 14.(링크)
  • 산업통상부, 〈(참고자료)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 서명〉, 2025. 11. 14.(링크)
  • The White House, "Joint Fact Sheet on President Donald J. Trump’s Meeting with President Lee Jae Myung", Nov. 13, 2025.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