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오늘 경찰청장 조지호를 경찰청장직에서 파면했다. 대통령을 제외한 공직자에 대한 파면 청구가 인용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공직 사회가 공직자의 의무와 윤리를 다시 한번 성찰하고, 위헌·위법한 명령에 대해서는 맞설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길 바란다.
경찰청장은 단순히 대통령의 지시를 기계적으로 집행하는 지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휘하는 경찰의 직무 수행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책무를 가진다. 그럼에도 조지호는 윤석열이 정치적 상황을 타개할 의도로 실행한 계엄과 포고령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하고도 자신의 지휘하에 있는 경찰들을 동원해 시민과 대치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이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묵묵히 희생과 봉사에 전념을 다한 다수 경찰의 명예를 실추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조지호에 대한 탄핵은 개인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더 본질적으로는 그의 결정과 행동이 경찰 조직 전체는 물론 공권력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데 따른 결과라고 해석해야 한다. 지난 몇 년 간 국가기관 전반에 대한 신뢰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온 현실을 고려할 때,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인사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탄핵 결정은 고위공직자 사회에 분명하고도 엄중한 경고를 던진 판결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판결로 헌정사에서 탄핵이 인용된 공직자는 총 세 명이 되었다. 그러나 탄핵되어야 할 인물이 고작 세 명뿐이었다는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특히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기각 결정은 헌법재판의 역사에서 두고두고 논란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경찰청장 탄핵 선고가 공직 사회 전반에서 공직자 윤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공직자는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법 감정과 책임 의식을 바탕으로 복무해야 한다. 이는 경찰 조직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공무원 사회가 함께 새겨야 할 원칙이다. 아울러 명백한 위법과 비위를 저지른 공직자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탄핵 제도를 활용함으로써 공직자 스스로 헌법과 법률 앞에서 책임을 두려워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참고:
- 헌법재판소 2025. 12. 18. 선고 2024헌나7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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