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이혜훈 전 의원이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되었다. 속보를 접하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이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 행적은 현 정권의 기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한나라당 시절, 정치 풍자라는 명목 아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점철된 연극 '환생경제'에 출연한 바 있다. 또한 서초구 국회의원으로서 부동산 재건축 붐을 주도해 강남 지역 유권자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에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청문회 이전까지는 이혜훈 지명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자 한다. 현재까지 나온 입장은 청와대와 후보자 본인의 원론적 설명에 그치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논란이 된 발언과 행적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더 주목할 만한 대상은 오히려 국민의힘의 대응이다. 국민의힘의 이 후보자에 대한 제명 결정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일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장관 지명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3시간 만에 서면 최고회의를 소집해 이 후보자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장동혁은 "당을 배신한 인사에 대해서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했다"면서 이례적인 조치를 합리화했다.
이처럼 한 공당의 당원이 시급하거나 중대하지 않은 일로 단 몇 시간 만에 제명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이다. 더욱이 이는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저지르고 탄핵까지 당한 윤석열이 제명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재명 정부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었다는 사실이 내란을 저지른 것보다 더 중대한 죄라는 말인가?
내란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동훈은 이번 인사에 대해, 이 후보자가 과거 게엄을 적극 옹호했던 이력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것처럼 계엄이 정말로 불법적이고 중대한 사안이었다면 이 후보자를 제명했던 속도로 윤석열에 대한 제명 역시 추진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한동훈은 제명은커녕 구두로써 자진 탈당 요구에 그쳤고, 당시 국무총리였던 한덕수와 함께 초법적인 '공동 국정 운영'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윤석열의 대통령직 유지에 앞장섰다.
겉으로는 이재명 정부에 협치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자당 출신 인사가 이재명 정부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배신자로 규정하며 초단기간 내 제명 처리하는 모습은 국민의힘이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3시간 만에 제명이 가능했다면,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역시 즉각 제명했어야 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고, 불법 계엄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김문수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다. 일부 의원들은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기까지 했다. 지난 12월 3일에도 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사과는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자당 국회의원 출신의 인사가 민주당 정권의 내각에 입각한다는 사실만으로 즉각 제명 처리를 단행했다.
국민의힘은 더 이상 정상적인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민의힘의 행태는 독재 시절을 연상케 하는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국민의힘이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정치 세력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역사적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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