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은 종묘 앞 낙후된 공간을 정비하겠다는 명목으로 세운4구역에 140m에 달하는 고층 건물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개발의 방식이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바로 앞에 고층 건물을 세우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도대체 왜 오세훈은 종묘 앞에 높은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 걸까.
기존 세운4구역은 철거되었고, 그곳에서 영업하던 상인들은 인근의 대체 상가로 옮겨갔다. 현재까지도 해당 상인들의 임대료는 SH공사가 부담하고 있다. 사업 추진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2021년 오세훈의 서울시장 취임 이후 사업은 돌연 중단되었다.
서울시는 기존 설계안으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며 건물 높이를 상향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오세훈은 도심 녹지축 사업을 재개하면서 세운4구역의 건물 높이를 최고 71.9m에서 145m로 대폭 상향했다. 그런데 서울시 내부 자료에 따르면 기존 설계안만으로도 이미 사업성은 확보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오세훈의 녹지축 사업으로 인해 개발 비용이 증가했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용적률을 상향한 셈이다. 오세훈 개인의 정책적 고집을 실현하기 위해 종묘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최근 한국재정연구원은 녹지축 사업에 대한 투자심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세부적인 사업 계획이 없어 사업의 불확실성이 크고 B/C는 0.37에 불과해 경제적 타당성 또한 확보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오세훈은 경제성과 공공성이 모두 부족한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녹지축 사업에 5,000억 원 규모의 선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편 세운4구역의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한호건설은 2022년부터 이 지역의 토지를 집중적으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한호건설은 세운4구역 토지의 약 10%를 사들이며 최대 민간 소유주가 되었다. 일부 토지는 SH공사의 매입가보다 두 배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한호건설이 토지를 매입한 이후 해당 지역의 용적률은 상향 조정되었다.
오세훈은 마치 자신이 부동산 개발업자인 것처럼 연이어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어디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접 나서 특정 개발 사업을 총괄·주도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오세훈은 왜 이 사업에 이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특정 민간 기업에 이익을 몰아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설령 오세훈에게 사적이거나 검은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문제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는 서울을 위하는 시장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성과를 위해 혹은 특정 민간 사업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업자'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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