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티티새 지나는 농원'의 세입자 록우드는 하녀장 넬리 딘으로부터 폭풍의 언덕에서 일어난 과거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옛 언쇼 씨는 리버풀에서 고아로 굶어 죽어가던 아이를 데려와 히스클리프라고 이름 붙이고 친자식처럼 키운다. 히스클리프는 언쇼의 딸 캐서린과는 둘도 없는 소꿉친구가 되지만 아들 힌들리에게는 끊임없는 괴롭힘을 당한다. 언쇼 씨가 세상을 떠난 뒤 집안의 주인이 된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하인 취급하며 학대한다. 그럼에도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깊은 정을 나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린턴 가의 저택에 갔다가 캐서린이 경비견에게 물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캐서린은 그곳에서 5주간 머물며 상처를 치료하는 동안 조신한 태도를 익히게 된다. 그때부터 캐서린과 히스클리프 사이는 점점 멀어져 갔고, 에드거 린턴은 캐서린에게 사랑을 느낀다. 한편 힌들리는 아내 프랜시스가 아들 헤어턴을 낳고 얼마 안 되어 죽자 술과 노름에 빠져 히스클리프를 더욱 학대한다.
결국 캐서린은 에드거의 청혼을 받아들이지만 넬리에게는 히스클리프를 여전히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캐서린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에드거와 결혼해야 하지만 히스클리프와의 영혼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학대를 당하는 히스클리프를 구해주기 위해서라도 에드거와의 결혼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진심은 듣지 못한 채 집을 떠나 버린다.
2년 뒤 히스클리프는 폭풍의 언덕에 돌아와 몰락해 가는 힌들리의 재산을 빼앗고 헤어턴을 무식한 하인 신세로 전락히킨다. 그는 또 에드거 린턴의 동생인 이사벨라 린턴을 유혹해 결혼하며 린턴 가의 재산까지 노린다. 캐서린은 이 모든 상황에 괴로워하다 열병을 앓고, 결국 딸 캐서린(어머니 캐서린과 구별하기 위해 이하 "캐시"라 한다)을 낳은 직후 숨을 거둔다.
이사벨라는 히스클리프의 학대에 못이겨 도망친 후 런던에서 아들 린턴을 낳고 세상을 떠난다. 히스클리프는 린턴을 폭풍의 언덕으로 데려와 키운다. 훗날 히스클리프는 린턴을 매개로 캐시를 꾀어내 폭풍의 언덕으로 오게 했고 강금해 린턴과 강제로 결혼시킨다. 태생부터 허약했던 린턴이 요절하자 린턴 가문의 재산도 히스클리프 손에 들어오며 그는 평생 꿈꿔온 복수를 완성한다.
말년의 히스클리프는 캐시와 헤어턴에게 해를 끼칠 뜻을 거두고, 오히려 캐서린의 얼굴을 닮은 헤어턴에게서 옛 사랑의 흔적을 본다. 폭풍우 치던 날, 그는 방 창문을 활짝 열어둔 채 세상을 떠난다. 살아남은 캐시와 헤어턴은 결혼을 약속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2. 감상
《폭풍의 언덕》은 단순히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좁고, 히스클리프의 복수극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복합적인 면모가 많다. 이 작품은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내면, 그리고 사랑이 좌절됐을 때 그것이 어떻게 파괴적인 힘으로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캐서린은 현실과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그녀는 히스클리프를 "내 영혼과 같은 존재"라고 말하면서도, 그와의 결혼이 자신을 천하게 만들까 두려워한다. 결국 현실적 안정을 위해 에드거와 결혼하지만, 동시에 히스클리프와의 본능적인 끌림을 끝내 버리지 못한다. 이 모순적 선택은 이후 파국의 단초가 된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발언을 배신으로 받아들이고 이후 일생을 걸쳐 복수에 집착한다. 그는 힌들리의 아들 헤어턴을 무지한 하인으로 만들고, 이사벨라와 어린 캐시까지 도구로 삼는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과 잔혹함은 분명 비인간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분노와 집착 뒤에는 계급과 규범이 사랑을 짓누른 현실이 있었다. 당시 사회의 불평등한 질서가 히스클리프를 억눌렀기에 그의 파괴적 행위에도 일면의 공감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히스클리프의 복수는 자신을 소진시키는 불길과 같았다. 모든 것을 손에 넣은 순간에도 그는 허무와 공허 속에 놓였고 마지막에는 스스로 삶의 끈을 놓아버린다. 그의 죽음은 인간이 살아가는 원동력이 결국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이 작품은 한 남자의 집요한 복수극인 동시에, 사랑과 사회 규범, 현실과 욕망의 갈등을 집약한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서로를 갈망하면서도 끝내 함께 하지 못했고 그 후과는 다음 세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마지막에 캐시와 헤어턴이 맺어지는 결말은 파괴와 복수를 넘어 화해와 재생으로 나아간다는 희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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