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소설

콜린 후버, 《베러티》, 2018

econtopia 2025. 10. 6. 00:35

1. 책 소개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콜린 후버의 첫 로맨스 스릴러 소설이다. 한 번 손에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되는 몰입감을 가진 책이다.

 

2. 줄거리

2.1. 발단

생활고에 시달리던 무명 작가 로웬 애슐레이는 문학 에이전트이자 전 남자친구인 코리의 소개로 출판사 팬템 프레스로부터 의뢰를 받는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집필을 이어가지 못하는 베러티 크로퍼드를 대신해 그녀의 인기 소설 시리즈를 완성해 달라는 제안이었다. 거액의 원고료를 무시할 수 없던 로웬은 이를 수락하게 되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당분간 베러티의 집에 머물게 된다. 그 집에는 베러티의 남편 제러미와 아들 크루가 살고 있었고, 제러미는 뇌손상을 입은 상태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베러티를 돌보고 있었다.

 

2.2. 자서전

로웬은 베러티의 서재에서 '그대로 이루어지기를'이라는 제목의 자서전 원고를 발견한다. 자서전에는 베러티가 제러미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최근의 사건까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베러티는 제러미를 파티에서 처음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지고 곧 동거를 시작했다. 이후 결혼해 쌍둥이를 임신한다. 그런데 제러미가 아이들을 더 사랑하는 듯 보이자 베러티는 남편의 관심을 되찾으려는 강박에 점점 더 사로잡혀 간다. 그녀는 수차례 유산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쌍둥이를 출산한다. 임신 중절 시도의 후유증인지 채스틴은 얼굴에 작은 상처가 났으며 하퍼는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출산 후에도 베러티의 집착은 심해졌고 육아를 거의 방기한다. 그러나 겉으로는 제러미의 의심을 피하며 교묘히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한다.

 

그러던 중 땅콩 알레르기가 있던 채스틴이 사고로 목숨을 잃자 베러티는 이것이 하퍼의 계략이라고 의심한다. 결국 그녀는 하퍼를 호수에 빠뜨려 살해한다. 베러티가 바란 것과 달리 제러미는 그녀가 고의로 아이를 죽였다고 의심한다. 일이 걷잡을 수 없게 흐르자 베러티는 자살을 결심하는 내용으로 원고를 마무리한다.

 

2.3. 로웬과 제러미

자서전을 읽은 로웬은 베러티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고 동시에 제러미를 이해하고 존경하게 된다. 로웬은 제러미에게 사랑을 느낀다. 제러미 역시 베러티와의 관계가 이미 무너졌음을 자각하고 두 사람의 관계는 연인으로 발전한다.

 

한편 로웬은 뇌사판정을 받고 누워 있는 베러티가 사실은 연기 중일 것이라 의심한다. 그녀는 마치 환각에 빠진 듯, 베러티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결국 로웬은 자서전 원고를 제러미에게 보여주고 진실을 알게 된 제러미는 분노한다. 그가 베러티를 추궁하자 베러티는 실제로 몸을 일으켜 말을 하려 한다. 제러미는 로웬과 공모해 베러티를 살해한다. 이후 두 사람은 크루와 함께 다른 지역으로 이사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2.4. 진실

기존 집을 정리하던 로웬은 베러티가 제러미에게 남긴 편지를 발견한다. 그 편지에는 자서전 원고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적대적 글쓰기' 기법을 연습하기 위해 자신을 악인의 시선에서 재구성한 글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제러미가 이 원고를 우연히 발견해 베러티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하려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베러티는 머리 부상만 입고 깨어났다. 

 

베러티는 제러미의 고소를 두려워해 의식이 없는 척 지냈으며, 오로지 크루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편지에는 돈이 입금되는 대로 크루와 함께 도망칠 계획이 담겨 있었다.

 

편지를 읽은 로웬은 이 편지가 초래할 파장을 걱정하며 그것을 인멸한다. 그녀는 제러미와의 행복한 나날만을 꿈꾸며 과거는 잊기로 결심한다.

 

3. 감상

이 소설은 줄곧 로웬이 본 베러티의 모습이 실제인지 환각인지 알 수 없게 묘사한다. 베러티가 깨어있을지 모른다는 긴장감은 집에 로웬과 베러티만 남겨졌을 때 독자로 하여금 극도의 공포를 느끼게 한다. 영화나 드라마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세밀한 심리 묘사가 가능했기에 작품 속 세계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다 읽고도 진실은 베일에 싸여 있다. 편지는 베러티의 자기 변호이며 자서전에 기록된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베러티가 실제로 자상한 어머니였다면 제러미의 과도한 의심이 한 가정을 파괴한 셈이 되고 만다.

 

작가는 흔히 현실과 작품 속 세계를 분리해서 생각하지만 동시에 두 세계를 오가며 살아간다고도 할 수 있다. 편지의 내용에 따르면 베러티는 자식을 잃은 슬픔을 밤새 글쓰기로 달래며 모든 불행의 책임을 소설 속 어두운 악인에게 돌리고 현실에서는 평온을 되찾으려 했다.

 

하지만 제러미는 이러한 작가의 삶을 이해하지 못했다. 평소 베러티의 소설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악역의 시선은 제러미가 평소 알고 있던 그녀의 모습과 크게 달라 보였다. 이러한 괴리감 때문에 그는 그간 베러티의 작품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결국 평소 제러미가 베러티의 글을 읽지 않은 것은 자서전 속 베러티를 현실의 베러티와 동일시하게 만드는 비극적 복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독자를 끝까지 몰입하게 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후반부에는 긴장감이 극에 달한 상태로 글을 읽어야 했다. 그리고 작가가 창조한 또 다른 작가의 이야기는 끝까지 읽은 후에도 독자를 미궁 속에서 헤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