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외환수급 개선을 위한 추가 방안〉의 영향

econtopia 2025. 3. 12. 21:59

1. 추진 배경

지난 3월 9일 외환건전성협의회에서 〈외환수급 개선을 위한 추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 배경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 보자면, 그간 정부는 외환 유출은 자율적으로, 외환 유입은 엄격히 제한해 왔다. 원화 가치 급등을 방어해 외환 유입을 제한해 온 것인데, 최근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자 외환 유입 제한을 완화할 유인이 생긴 것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정부는 외환수급 개선을 위해 외화대출 제한 완화 등 한 차례 외환 유입에 대한 제한을 완화한 바 있다. 그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다보니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외환 수급 측면에서 외환 유출 우위 구조가 발생했다는 것이 환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원인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면 실물 부문에서 외환이 국내로 순유입한다. 하지만 해외 자산 투자 등 금융 부문의 수요가 실물 부문에서 순유입된 외환을 초과할 경우 전체적으로 외환이 순유출되는 효과를 낳는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지난주 외환당국은 외환수급 개선을 위한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2. 개선 방안

정부는 크게 두 가지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작년 말 외환 유입 규제 완화 정책을 보강하고, 근본적으로 국내 자산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방안이다.

 

2.1. 외환 유입제한 완화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달러 수요 우위)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서 먼저 선물환매매 등 외환파생상품 거래 제한을 완화했다. 전문투자자 기업의 대(對)기업 외환파생상품거래를 통한 위험헤지비율 한도를 100%에서 125%로 확대했다. 위험헤지비율이란 '외환파생상품 거래액'을 '수출액 등 실물거래 기준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과도한 환헤지를 방지하기 위해 세운 기준이다. 실물거래 기준금액은 금융회사가 확인한 해당 기업의 과거 실적(예를 들어 직전 3개년 수출입실적 평균 등)을 말한다.

 

또한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의 원화용도 김치본드에 대한 매입 제한규제를 해제했다. 김치본드란, 국내 채권 시장에서 외화 표시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매입 제한규제가 해제될 경우 외환수급 불균형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 국내 기업이 원화용도 외화차입을 받고 차입한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시장에 달러 매도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2.2. 국내자산에 대한 투자유도

국내자산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국내자산의 매력도가 개선돼야 한다. 그 방안으로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해 국내주식 투자를 늘리고자 한다. 계획에 따르면 국내투자형 ISA의 투자대상이 되는 국내주식형펀드의 국내주식 의무투자비율은 40% 이상이 된다. 여기에 더해 기업 밸류업 지원을 위한 세제 인센티브, 외국인투자자 국채 투자 비과세 신청 절차 간소화 등이 포함된다.

 

3. 결론

외환당국은 외화 수급을 개선(원화 수요 증대)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내놓았지만 개인적으로 실효성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외환 유입제한 완화 조치 중 위험헤지비율 한도 조정은 제한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 김치본드에 대한 매입 제한규제가 해제된다고 해서 그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상황에서 김치본드가 금융기관의 구미를 당기게 할 유인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에서 발표한 국내자산에 대한 투자유도 방안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지금 문제는 국내주식시장의 신뢰성 저하로 외국인이 국내증시를 떠나가고 국내 투자자는 해외주식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핵심 자회사를 분할해 별도로 상장하는 중복상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지속될 것이다. 중복상장 문제 해결 이외에도 주가조작에 취약한 시장 환경, 기업의 부실한 펀더멘탈 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즉, 금융시장 부양에 친화적인 제도 마련, 근본적인 경제 체질의 변화가 있어야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번 정부의 조치는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참고:

  • 기획재정부, 〈외환수급 개선방안〉, 2025. 12. 20.(링크)
  • 기획재정부, 〈외환수급 개선을 위한 추가 방안〉, 2025. 3. 7.(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