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GA의 변동성이 연준 대차대조표에 미치는 영향
TGA(재무부 일반계정)는 미국 정부가 연준에 보유한 예금계좌로, 세금 수납 및 정부 지출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TGA는 최근 몇 년 간 채무한도 위기 시에 수시로 큰폭의 증감이 발생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여왔다. TGA 잔액의 변동은 연준의 자산·부채 구조의 균형을 흐뜨러뜨릴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은 이 변동을 상쇄할 수단을 찾아야 한다.

2. TGA 변동에 대응하는 방식
다음은 연준의 대차대조표의 단순화된 형태다.

TGA 변동이 발생할 경우 대차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떤 항목은 조정되어야 한다. 연준은 가게와 기업이 요구하는 만큼 통화를 공급하므로 통화 발행량을 조정하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다. 따라서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은 다음 네 가지다.
2.1. 충분한 지급준비금(Ample Reserves)
연준이 충분한 지급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TGA 변동에 따라 준비금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도 금리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QE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충분한 지급준비금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 결과 TGA의 변동에도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2.2. ON RRP 조정
연준이 ON RRP 제도를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는 금액이 TGA 변동과 반대 방향으로 조정된다. ON RRP 잔액 변동은 완충 역할을 하여 TGA 변동으로부터 지급준비금을 보호하고, 따라서 금리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2.3. 보유 증권 조정
TGA가 변동할 시 적극적으로 자산을 매입하거나 자산 유출 속도를 변경하여 연준의 증권 보유량을 선제적으로 조정한다. 지급준비금 부족 시 전통적인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연준 증권 보유량을 사후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2.4. 대출 조정
대출 역시 TGA 변동을 완충할 수 있는 수단이다. 연준은 다양한 대출 시설(Standing Repo Facility, discount window, or FIMA repo facility)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회수하여 TGA 변동에 대응한다.
3. 연준의 과거 관리 방식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2.1.부터 2.3.까지의 방법을 통해 TGA 변동에 대응해 왔다. 양적완화 이후 지급준비금은 풍부한 수준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TGA 변동에도 큰 금리 변동 없이 대응이 가능했다. ON RRP 이용 규모가 컸던 시기에는 ON RRP가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하여 금리 변동성을 제한한 바 있다. 보유 증권 조정 방식은 2019년 9월 중순에 사후적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 당시 대차대조표 축소 이후 나타난 TGA 증가가 지급준비금 부족을 초래하면서 레포 시장이 혼란에 빠졌고, 이후 공개시장조작을 통해서야 문제가 해결됐다.
반면 연준의 대출 규모는 대체로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대출 조정 접근법은 연준에서 사용되지 않았다. 최근 영란은행은 이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4. 연준의 설계 원칙(design principles)
각 접근 방식을 비교할 때 다음과 같은 설계 원칙이 중요하게 고려된다.
(1) 금리 통제: 금리 변동성과 연결될 수 있는 준비금 부족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위원회의 전반적 정책 기조 통제: 단기 시장금리뿐만 아니라 위원회의 정책 기조는 자산 보유 규모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TGA 변동이 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소통: 위원회는 TGA 변동에 대응하여 정책 기조를 변경하는 것으로 대중이 인식하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다.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
연준이 양적긴축(QT)의 일환으로 대차대조표를 축소해 감에 따라 지급준비금은 덜 풍부해지고 ON RRP 잔액도 많이 줄어들었다. 연준이 적극적 대출을 실시하지 않는 한 연준이 적극적 자산 조정 접근법을 사용할 필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지난 3월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늦추기로 결정한 것도 적극적 자산 조정 접근법의 일환이다.
이 자산 조정 접근법은 금리 통제를 유지한다는 첫 번째 원칙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는다. 하지만 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두 번째 원칙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자산 규모 조절이 연준의 전반적 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TGA 변동에 대한 반응 차원에서 연준 자산 축소 속도조절이 이뤄지는 것이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친 결과가 아니라 단순히 기술적 문제라는 점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5. 대안 찾기: 단기국채(T-bills) 활용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연준이 일정한 듀레이션이나 조기상환 위험을 가진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그러한 위험을 담고 있는 자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점을 생각하면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고 자산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접근법을 고안해낼 수 있다. TGA를 단기 만기 증권(단기국채)으로 뒷받침하고, TGA 변동에 따라 단기국채 보유 규모를 조정하는 것이다.
이는 2.3. 보유 증권 접근법 중 사후적 방식의 예시에 해당한다. TGA가 줄어들면 연준의 단기국채 보유량도 줄어든다. 단순히 만기가 도래하도록 두거나, 매각을 통해 이뤄진다. 반대로 TGA가 늘어나면 연준의 단기국채 보유량도 늘어나게 된다.
이 접근법은 사실상 'TGA 분리'라고 할 수 있다. 연준 대차대조표의 일부를 떼 자산 측에는 오직 단기국채만, 부채 측에는 TGA만 두는 것이다.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매우 단순한 부분으로 분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TGA 분리가 시행되면 TGA 변동은 연준의 단기국채 보유량 조정으로 대응하게 된다.
이 방식은 위의 세 가지 설계 원칙 모두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다. 첫째로, 지급준비금이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단기금리는 TGA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둘째로, TGA가 단기국채로 커버된다면 연준의 장기 만기 자산 보유량은 TGA 변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는 연준의 전반적인 정책 기조를 TGA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중과의 소통에도 용이하다.
6. 구현 방법
실무적 관점에서 단기국채를 통한 TGA 관리 접근법을 쓴다면 TGA 잔액이 얼마만큼 변동해야 단기국채 보유량 조정을 시작할지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 이때 일일단위로 관리할 필요는 없다. 주간 또는 월간 단위로 연준의 단기국채 보유량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TGA 변동이 단기금리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에 충분할 것이다.
연준은 만기가 분산된 단기국채 포트폴리오를 설계하여, 직접 매각하지 않고도 점진적으로 단기국채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연준은 2,000억 달러 규모의 단기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채무한도 문제가 없던 몇 년 동안 TGA 평균 규모는 8,000억 달러였다. 따라서 단기국채를 통한 TGA 관리로 전환하려면, 연준은 단기국채 보유량을 6,000억 달러 늘리고 그만큼 연준의 중장기채 수요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연준은 일정 기간(1~2년)에 걸쳐 만기가 돌아오는 중장기채를 단기채권으로 전환할 수 있다. 재무부가 이에 맞춰 중장기채 발행 구조를 조정한다면, 수익률곡선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통합 정부 재정에 대한 영향도 짚어본다. 통합 정부(재무부와 연준)의 관점에서 보면, TGA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준이 어떤 만기의 국채를 보유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건 없다. 재무부는 연준이 보유한 국채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지만, 연준은 그 이익을 재무부에 환급하기 때문이다. 재무부의 이자 비용 절감과 연준으로부터 환급받는 이익 감소를 함께 고려하면 단기국채 보유를 통한 TGA 관리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정부 재정 전체에는 순효과가 0이다.
7. 결론
이 보고서의 제안대로 연준이 TGA 변동분을 단기국채 보유로 더 많이 흡수하게 되면 민간이 접근할 수 있는 단기국채 공급량이 줄어들어 단기 시장금리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단기국채 가격이 올라갈 수 있음에 주목하자. 한편 연준이 TGA 대응을 위해 장기채 보유를 줄이고 단기채 비중을 늘릴 것이므로, 장기채 수요가 줄어들어 장기금리에 다소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참고:
- Annette Vissing-Jorgensen, "Fluctuations in the Treasury General Account and their effect on the Fed's balance sheet", FEDS Notes, Washington: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Aug. 6, 2025. (link)
- Scott A. Wolla, "A New Frontier: Monetary Policy with Ample Reserves",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May 3, 2019.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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